영화 빅토리아 & 압둘은 세계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2017년에 개봉하였으며 워킹타이틀사 제작인만큼 영화의 완성도가 높기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지금부터 영화 빅토리아&압둘의 주요내용과 주인공 소개, 이 영화만의 뒷이야기과 특징 등도 함께 알려드리겠습니다.
영화 빅토리아 & 압둘의 주요내용과 결말
영화 빅토리아 & 압둘은 2017년에 개봉한 실화 기반의 드라마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영국 여왕 빅토리아(주디 덴치)와 그녀의 인도인 하인 압둘 카림(알리 파잘) 사이의 특별한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영화는 1887년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50주년 기념식에서 시작됩니다. 인도에서 온 젊은 서기 압둘 카림은 여왕에게 기념 동전을 전달하기 위해 영국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한 하인으로 여겨졌지만, 곧 여왕의 눈에 띄게 되면서 둘 사이의 우정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빅토리아는 궁정에서 외로움을 느끼던 중 압둘에게서 위로와 지적 자극을 받습니다. 압둘은 여왕에게 인도의 문화, 언어(우르두어), 종교 등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여왕은 그런 압둘에게 점점 더 매료됩니다. 그녀는 그를 단순한 하인으로 여기지 않고, 신뢰하고 가까이 두면서 점차 '문시'(교사)라는 지위를 부여합니다. 이로 인해 궁중 내에서 큰 파장이 일어나게 됩니다. 왕실의 신하들은 이국적인 배경을 가진 압둘이 여왕의 신임을 얻자 매우 불쾌해하고, 특히 왕세자인 버티를 포함한 왕실 가족은 그를 경계하고 멸시하게 됩니다. 압둘과 빅토리아의 우정은 단순한 주군과 하인의 관계를 넘어서, 빅토리아가 인도의 역사와 정치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압둘은 여왕에게 진심 어린 충성을 바치고, 여왕 역시 그의 조언을 신뢰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왕실과 정치계의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영화 중반 이후로는 왕실 측이 압둘을 내쫓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빅토리아와 압둘의 관계를 흔들려고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쇠약해지고,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압둘을 곁에 두려 합니다. 그녀는 끝까지 압둘을 보호하려 애쓰지만, 왕실 내부에서는 여전히 그를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강하게 흐릅니다. 특히 왕세자인 버티를 비롯한 궁중 인물들은 여왕이 사망하면 압둘을 내쫓을 계획을 꾸미고 있습니다. 여왕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영화의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빅토리아 여왕이 사망한 후, 그동안 억눌려 있던 왕실의 적대감은 그대로 드러납니다. 왕세자 버티와 왕실의 신하들은 여왕이 사망하자마자 즉시 압둘을 궁에서 내쫓으려 합니다. 버티는 압둘의 모든 흔적을 지우기 위해 그의 개인적인 물건들을 몰수하고, 빅토리아 여왕과의 관계를 담은 편지나 사진, 기록들을 모두 불태우라고 명령합니다. 압둘은 여왕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고, 인도로 돌아갑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압둘은 인도의 고향으로 돌아와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을 바라보며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립니다. 그가 인도로 돌아간 후에도 여왕과의 우정은 그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압둘이 여왕의 무덤을 찾으며, 그녀에 대한 깊은 존경과 그리움을 담아 인사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결말은 빅토리아와 압둘이 궁극적으로 헤어지게 되는 현실을 보여주지만, 두 사람 사이의 깊은 우정과 상호 존중은 결코 잊히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서로를 통해 발견한 특별한 교감
영화 빅토리아 & 압둘에서 빅토리아 여왕은 주디 덴치가 연기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오랜 세월 영국을 통치해온 강력한 군주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노년의 고독과 권태를 느끼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빅토리아는 강한 리더십과 결단력을 지닌 여왕이지만, 사적인 영역에서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왕실 의무와 책임에서 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어 감정적으로는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인물입니다. 빅토리아는 권위적인 위치에 있지만, 실제로는 삶의 소소한 기쁨을 갈망하고 있으며,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받아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녀는 강인하면서도 연약한 면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진정한 교감과 위로를 찾고자 합니다.
압둘 카림은 알리 파잘이 연기한 캐릭터로, 인도 출신의 젊은 하인입니다. 그는 매우 순수하고 진실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을 담아 존중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압둘은 권위나 지위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교류와 배움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많은 제약과 제한을 겪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의 전통과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가 가진 내면의 강인함은 외부의 평가나 편견에 흔들리지 않으며, 여왕과의 관계에서도 그의 진심이 드러나게 됩니다.
빅토리아와 압둘의 관계는 주군과 하인이라는 전통적인 틀을 넘어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습니다. 빅토리아는 압둘의 진실함과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고, 자신이 갈망하던 정서적 교감을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압둘은 여왕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으며, 그 속에서 더욱 성숙하고 자신감 있는 인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배경과 지위를 가졌지만, 진실한 우정과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깊이 연결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은폐된 우정, 시대를 초월한 감동
영화 빅토리아 & 압둘의 제작 과정에서는 여러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와 시대적 배경이 녹아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빅토리아 여왕과 압둘 카림의 관계에 대한 많은 기록이 오랫동안 은폐되어 있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압둘과 빅토리아의 우정에 관한 문서와 사진은 여왕이 사망한 직후 왕실의 지시에 따라 대부분 소각되었고, 이 이야기는 거의 100년 가까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010년에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쉬라니 바수(Shrabani Basu)가 압둘의 일기를 발견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 영화가 반영하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 중 하나는 영국과 인도의 복잡한 관계입니다. 당시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빅토리아 여왕은 "인도의 여황제"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인도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지배하려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영화 속 빅토리아와 압둘의 관계는 이러한 제국주의 시대 속에서 일어난 인종적, 문화적 갈등과 오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영국의 왕실 신하들과 귀족들은 인도 출신인 압둘을 무시하고, 그를 여왕의 곁에서 쫓아내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지만, 여왕은 이러한 편견에 맞서며 그를 지켜내려고 합니다. 이는 당시 사회에서 인종적, 문화적 차별이 얼마나 깊이 뿌리박혀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이 영화는 시대적 배경을 매우 세밀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의상, 궁전의 모습, 그리고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의식 장면 등은 당시 빅토리아 시대의 화려함과 동시에 엄격한 계급 제도를 정확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섬세한 재현 덕분에 관객들은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으며 영화에 몰입하게 됩니다. 당시 사회에서 왕실의 위엄과 권위는 절대적이었고, 그 속에서 누군가가 어떻게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가는 과정은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꽤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영화 촬영을 위해 실제로 빅토리아 여왕이 거주했던 오스본 하우스(Osborne House)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여왕이 가장 아끼던 별장으로, 그녀의 말년에 자주 머물렀던 곳입니다. 영화 속에서 주디 덴치가 빅토리아 여왕으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이 공간의 실제 모습을 보며, 여왕이 압둘과 그곳에서 보냈을 시간을 상상하게 됩니다. 주디 덴치는 이전에도 영화 사랑의 여왕에서 빅토리아 여왕을 연기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역할을 다시 맡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애착을 보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빅토리아의 복잡한 감정과 심리를 탁월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여왕의 인간적인 면모를 전달합니다.
이 영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당시의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우정과 신뢰의 가치를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인종과 계급의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두 사람의 관계는 오늘날에도 큰 울림을 줍니다.